[어떤별] 김인기, 특허법인 더웨이브 파트너

관리자,  2021년 10월 24일,  조회 1055,   추천 41



어떤 변리사가 될 것인가? 04
김인기, 특허법인 더웨이브 파트너

약력
10  연세대학교 공과대학 전기·전자공학과 학사 
11  제48회 변리사 시험 합격
12~20  리앤목 특허법인 파트너 변리사
20~  특허법인 더웨이브 파트너 변리사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2011년에 48기로 합격했고, 리앤목에서 파트너 변리사로 일하다가, 작년에 더웨이브를 설립했다.

처음에 어떻게 변리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나요?
중학교 때가 IMF였다. 그때 많은 사람이 실직하는 걸 봤다. 너무 충격적이었다. 그래서 안정적인 직업을 선택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대학생이 되어서도, 기업의 연구원으로 재직하는 것에는 흥미가 없었다. 다양한 루트로 진로에 대하여 알아보던 중에 변리사라는 직업을 알게 됐다. 변리사를 택하면, 전공도 살리면서도, 안정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수험 생활은 어땠나요?
사실 초반에는 엄청나게 놀았다. 살면서 이 시기에 가장 많이 놀았던 것 같다. 몇 번의 변리사 시험에 낙방하게 되었고, 20대 후반이 되자 주변 친구들이 사회에서 자리를 잡은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긴장감이 생겼던 것 같다. 2차 시험에 두 번 떨어졌을 때, 그다음 1차 시험에 불합격하면 수험 생활을 접으려고 했다. 다행히, 그다음 1차 시험에 합격했고, 그때부터는 진짜 열심히 공부했던 것 같다. 최종적으로, 네 번째 2차 시험에서 합격했다.

왜 첫 회사로 리앤목을 선택했나요?
리앤목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특허법인이기 때문에, 리앤목에 입사하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침, 대학교 친구 중에서 리앤목에서 근무하고 있는 변리사가 있었는데, 그 친구의 추천이 내가 리앤목에 입사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리앤목에서 빠르게 파트너가 됐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빨리 파트너가 될 수 있나요?
나는 사회생활의 시작이 남들보다 조금 늦었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생각이 나를 스스로 채찍질하게 된 원동력이 되었다.

리앤목 입사 후 초반에는 정말 힘들었다. 지금까지 너무 놀아서 벌을 받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검수도 정말 타이트하게 받았고, 일도 매우 많은 편이어서 야근은 다반사이고, 밤을 새우는 경우도 많았다. 초반에 힘들었던 부분을 참고 버티면서 근무하다 보니, 좋은 분들께 도움도 받고 일도 익숙해지면서, 점차 적응하게 되었다. 입사 초기에는 ‘3년은 버티자’라는 생각으로 근무하였는데, 어느 순간 돌아보니 오랜 시간이 흘러 있더라.

나름대로 열심히 일하다 보니, 리앤목에서 나를 좋게 평가해준 것 같다. 다른 회사도 마찬가지겠지만, 리앤목도 파트너 선정을 위한 자체적인 기준이 있다. 리앤목에서의 근무 결과가 그 기준을 만족했기 때문에, 내가 파트너 변리사로 선정된 것이 아닐까 싶다.

8년간 리앤목에서 일하면서 어떤 걸 얻으셨나요?
리앤목은 체계적이고 잘 짜여진 시스템을 갖춘 회사이다. 한편으로는 다소 냉정해 보일 수도 있지만, 매우 합리적이고 예측이 가능한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시스템에 맞춰서 일하다 보니, 어느새 8년 차가 되어 있더라.

검수받고, 일을 배우는 과정이 정말 힘들었다. 그리고 다양한 성격의 업무들도 접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이 “앞으로 무슨 일이든 할 수 있겠다”라는 마음과 자신감을 가져다주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건데,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내가 리앤목에서 적응하고, 변리사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준 정말 고마운 사람들을 만났다. 특히, 평생의 반려자를 리앤목에서 만났고, 결혼까지 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요?
K사 관련 업무가 기억에 남는다. K사에서 전자담배 관련 사업을 시작한 초기부터, 대리인으로서 합류하여 업무를 수행했다. K사의 주요 경쟁사들의 IP 포트폴리오가 전 세계적으로 매우 탄탄하게 구축되어 있었다. 주요 경쟁사의 IP 포트폴리오 분석뿐만 아니라, K사가 신규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다양한 측면에서 IP 전략을 수립하는 업무가 주어졌고, 이를 통하여 단순히 출원뿐만 아니라 특허를 활용하여 진행할 수 있는 업무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변리사로서 어떤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변리사 업무는 결국 상대방을 설득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상황마다 그 상대방이 조금씩 달라질 뿐이다. 검수자부터 시작해서, 고객, 심사관, 심판관, 판사 등 상대방을 논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이 변리사의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연차가 쌓일수록 더 그렇더라. 다양한 입장을 가진 사람을 만나고, 그들을 설득해야 한다.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열린 마음을 가지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물론, 전문가로서 자신의 주장과 솔루션을 제시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다양한 입장을 갖고 있는 상대방을 이해하고, 이에 기초해서 내 생각을 바꿀 수 있는 결단력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고객을 설득할 수 있고, 심사관 입장에서 생각해야 심사관을 설득할 수 있다. 내 생각만을 너무 강하게 주장하는 것은 자칫 아집이 될 수 있고, 다양한 측면에서 사고하는 능력이 상실될 수 있다. 이러한 점은 변리사로서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 중 하나를 상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훌륭한 변리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나요?
많다. 리앤목 시절 검수를 엄격하게 해주셨던 부서장님도 그중 하나다. 다만 누굴 특정해서 훌륭하다고 말하기보다는, 내가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변리사들의 공통점을 말하고 싶다. 기본적으로, 사회생활은 모두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것이다. 속된 말로, 다 내가 잘 먹고 잘살자고 하는 일이다. 그리고, 변리사 업무의 특성상 개인 단위로 처리하는 일이 대다수이다. 이러한 업무 특성은, 점점 자신을 개인주의적으로 변해가도록 하는 요인인 것 같다.

하지만, 그러는 와중에도 내 주변을 챙기는 사람들이 있더라. 자기 일을 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내 주변까지 챙기는 분들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런 변리사가 훌륭한 변리사라고 생각한다. 장기적으로 보면 혼자 열심히 일해서 성장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혼자 열심히 하는 사람보다 주변을 챙기면서 일하는 사람이, 결국 주변으로부터 도움을 받고, 그 도움을 통해서 더 크게 성장하는 케이스를 많이 봤다. 나도 그런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금 운영 중이신 더웨이브를 소개해주세요.
리앤목은 큰 회사다 보니 아무래도 대기업 일을 많이 했고, 루틴한 업무를 주로 했다. 리앤목에서 8년간 일하다 보니, 정말 초기 단계의 기업을 만나기는 어려웠다. 언젠가 막 시작한 기업을 만나고, 그 기업이 유니콘처럼 크게 성장할 때까지, 내가 주도적으로 IP 전략 및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이를 통하여 회사의 성장에 기여를 하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

리앤목에서 함께 근무하던 변리사 9명이 모여 특허법인 더웨이브를 설립했다. 2020년 6월에 설립해서 현재 1년 반 정도 됐는데, 지금은 회사의 총인원이 45명이 될 정도로 성장했다. 설립 초기에는 코로나 때문에 걱정도 많았지만, 좋은 고객들을 만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보통 소형 특허사무소는 특정 분야나 특정 업무만을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형태의 사무소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더웨이브는 리앤목에서 각각 다른 경험의 스펙트럼을 가진 변리사 9명이 모여서 설립된 회사로서, IP 관련 업무라면 어떤 일이든 전문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러한 장점을 통하여, 고객에게도 최선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지만, 회사 내의 구성원들에게도 다양한 업무 경험을 쌓을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그리고, 너무나 당연하지만, 구성원들이 최선을 다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

이번에 수습 변리사를 채용할 예정이신가요?
모든 분야의 변리사를 채용할 예정이다.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결국 회사의 구성원이 성장해야 한다는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더웨이브는 사람에게 투자하려고 노력한다. 진부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나이나 학벌은 중요하지 않다. 많이 배우길 주저하지 않고, 회사와 함께 성장하고 싶은 사람을 뽑고 싶다. 이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 전문가로서 자기 일에 책임감을 갖고 임하는 사람. 한편으로는 겸손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부심이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기왕이면 더웨이브에 들어온 변리사가 장기근속하길 바란다. 그래서 장기근속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형 특허법인인 리앤목의 시스템이 가진 장점을 회사 시스템에 반영했다. 그리고 모든 분야를 경험해본 변리사들이 모여서 만든 회사여서, 다양한 IP 업무를 경험해볼 수 있다. 많은 지원 바란다.

선배로서 58기 변리사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정말 축하드린다. 여러분은 이제 변리사다. 자부심을 가지시기를 바란다. 그동안 공부하느라 돌보지 못한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고, 하고 싶었던 것들도 마음껏 즐기며 이 시간을 보내시길 바란다. 개인적으로는, 긴 시간 동안 여행을 다녀오는 것을 추천하고 싶지만, 코로나로 인하여 해외여행은 어렵지 않을까 싶다. 국내도 좋은 곳이 많으니, 마음만 먹으면 가능할 것 같다. 회사에 입사하여 일을 하시다 보면, 긴 시간을 할애하여 여행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

고등학생 때 생각한 대학교 생활과 실제 대학 생활은 다르지 않나. 변리사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업무, 환경 등 스스로 상상하던 것과 실제는 많이 차이가 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을 어떤 틀에 가두지 않았으면 한다. 돌이켜보면, 나는 저년차일 때, 변리사라면 “큰 회사”에서 “큰 고객”을 위해 “명세서”를 쓰는 것이 변리사의 주된 업무라고 생각했다. 지금에서 생각해보면, 이러한 내 생각은 다소 편협했던 것 같다. “변리사라면 ~를 해야 한다!”라는 고정관념을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성장하려면 유연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그러니 자신을 미리 규정하고, 미래를 한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느 곳에서든 어떤 일이든 모두 배울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열린 마음으로 배우겠다고 생각하셨으면 한다. 마찬가지로, 대학의 전공으로 자신의 업무를 한정하지 않았으면 한다. 모르면 배우면 된다. 여러분은 “기계” 변리사도 아니고, “전자”변리사도 아니다. “변리사”다.

큰 회사에서 일한다고 해서 반드시 최고의 변리사가 되는 게 아니다. 반대로, 작은 회사에서 일한다고 해서 반드시 최저의 변리사가 되는 것도 아니다. 어떤 사람과 함께 일하는지, 그리고 내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배우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어느 회사에 다니던 좋은 사람을 만나고, 열린 마음으로 일을 배워 성장하기를, 그리고 주변도 돌아볼 수 있는 변리사가 되기를 바란다.
41

댓글
글쓴이 , 2021년 10월 24일, 
13
이 인터뷰는 58기 웰컴키트에도 포함될 예정입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김인기 변리사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ㅎㅈㅎㅇ , 2021년 10월 24일, 
10
후배 변리사들에게 좋은 조언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변리사님 멋지셔요 ㅎㅎ

하이하이 , 2021년 10월 26일, 
9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땡땡이 , 2021년 10월 26일, 
4
관리자님 언제까지 이 내용을 제일 앞에 두실 건가요?

글쓴이 , 2021년 10월 26일, 
1
@땡땡이 흠 그건 고민 중입니다. 내리거나, 칼럼 크기를 좀 줄여야 할 것같아요.

나의역가드를알까 , 2021년 10월 26일, 
9
모르면 배우면 된다는 말에 격하게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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