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별] 홍장원, 대한변리사회 제41대 회장

관리자,  2022년 1월 23일,  조회 954,   추천 54



어떤 변리사가 될 것인가? 07
홍장원, 대한변리사회 제41대 회장

약력
97 연세대학교 화학공학과 졸업
97~00 LG-EDS 연구원
01 제38회 변리사 시험 합격
02~11 하나 국제특허법률사무소, 변리사
12~ 특허법인 하나, 대표 변리사
20~22 대한변리사회, 제 41대 회장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38기 변리사다. 특허법인 하나 대표변리사이고, 2020년에 제41대 대한변리사회 회장이 됐다.

처음에 어떻게 변리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나요?
원래는 LG EDS(현재의 LG CNS)를 다녔다. 소프트웨어 코딩/시스템 엔지니어로 일했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당시 대기업 회사생활은 권위적인 분위기가 아주 강했다. 엔지니어로 2년 정도 일해 보니 회사생활에 회의감이 들더라. 권위적인 분위기가 싫었다. 그러다 보니 연구원 생활이 잘 맞지 않았던 것 같다.

회사생활을 지속할지 말지 고민하던 중에 친한 친구가 변리사 시험을 준비한다고 해서 같이 준비하게 됐다. 2000년 1월에 퇴사하고 2001년에 변리사 시험에 합격했다. 변리사 공부 자체는 잘 맞았던 것 같다. 다만 틈틈이 여가를 즐기고 싶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 힘들었다.

특허법인 하나에서 처음으로 일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솔직히 나도 처음에는 대형사무소를 다니고 싶었다. 다들 그러지 않나. 그런데 합격 이후에 아는 선배 변리사한테 연락을 받았다. 하나에서 같이 일해보자고 하더라.

큰 사무소와 작은 사무소를 비교해봤다. 둘 다 장단이 있더라. 큰 사무소는 체계적이지만 아무래도 주도적으로 일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그래서 하나에 들어가게 됐다. 이전 회사가 권위적이고, 주도적일 수 없는 환경이었던 게 첫 사무소 선택에 영향을 준 것 같다.

특허법인 하나에서 어떻게 대표가 되셨나요?
작은 사무소다 보니 주도적으로 일했다. 사무소에서 높은 사람이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지시하는 스타일의 사무소가 아니었다. 사건 수임부터 출원, 심판까지 모두 알아서 고객과 협상하고 결정했다. 그 과정에서 많이 성장했다.

그 당시에는 이런 스타일로 운영되는 사무소가 많았다. 요즘은 다들 규모가 커져서 이렇게 일하는 곳은 많지 않을 거다. 그렇게 주도적으로 즐겁게 일하다 보니 어느새 9년이 지났고, 대표가 됐다. 저년차 때는 큰 사무소를 가지 못한 게 아쉽다는 생각도 했었지만, 지금 와서 돌아보면 나에게 맞는 선택을 한 것 같다.

대학교 산학협력단과 싸우셨다고 들었습니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예전에는 산학협력단을 통제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갑질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다. 갑질이 아주 많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미수금이었다. 갑질을 해도 돈은 줘야 하지 않나. 그런데 당연히 줘야 할 돈을 1~2년 늦게 주는 걸 당연하게 여겼다.

일단 일부터 시키고, 자기들 돈이 생기면 주겠다고 하더라. 예를 들어, 해외 출원을 위해 사무소가 큰돈을 썼는데, 산학협력단이 돈을 주지 않는 식이다. 이런 식이면 특허사무소 경영이 불가능하다.

산학협력단 미수금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당시 변리사들은 미수금을 달라고 따지지 못했다. 산학협력단이 사무소를 바꿀까 봐 못하고 있던 거다. 답답해서 몇 번 산학 측에 따졌는데 해결되지 않더라. 결국 산학협력단을 건너뛰어서 대학 측에 문제를 제기했다. 대학 내에서 산학협력단에 대한 감사가 이루어졌고, 몇 년이나 해결되지 않던 미수금 문제가 바로 해결됐다.

산학협력단장들은 이런 미수금 사태를 모르고 있었다. 실무자가 중간에서 위법한 행위를 저지르고 있던 거다. 사실 이런 일은 개별사무소가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대한변리사회 차원에서 해결해줘야 하는 문제다. 그래서 회장이 된 이후에는 주기적으로 산학협력단장들과 모임을 한다. 지금은 대화를 통해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대한변리사회 회장으로 출마하셨던 이유가 있나요?
답답한 일, 부조리한 일, 불합리한 일을 참지 못하는 성격이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직접 나서서 한다. 당시에 대한변리사회가 해야 할 일이 쌓여 있는데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 것 같았다. 내가 가진 능력과 성향이 변리사 업계에 기여할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출마하게 됐다.

대한변리사회는 무슨 일을 하나요?
변리사를 대표해서 외부에 의견을 낸다. 다양한 행사에 참석한다. 그리고 제도나 정책에 대해 입장을 표명한다. 회장이 되고 나서 느낀 점은, 변리사회가 침묵하거나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사람들이 오해한다는 거다. 일이 커지고 나서 문제를 제기하면 “왜 이제 와서 그 얘기를 해?”라는 반응이다. 그래서 항상 선제적으로 목소리를 내려고 노력한다.

대한변리사회는 규모가 어느 정도인가요?
상근직이 20명 정도고, 임원이 20명 정도 된다. 사실 조금 아쉬운 규모다. 변호사회는 상근직이 150명이고, 세무사회는 80명 정도다. 그만큼 예산 차이가 나서 그렇다. 회비를 올려야 회 규모를 키울 수 있는데, 회비를 올리려면 회원의 피부에 와닿는 일을 해내야 한다. 그런데 규모가 작아서 그런 일을 해내기가 어렵다. 악순환이다. 없는 인원으로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임기 동안 했던 일 중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요?
지금까지 선배들은 소송대리권, 그리고 자동자격 폐지에 집중했다. 이 문제에 20년간 매달렸다. 그만큼 중요한 문제였다. 다만 대한변리사회가 변호사와의 싸움에 집중하는 동안 다른 문제들이 생겨나 있더라. 어느새 공룡처럼 커진 무자격자들이 우리 시장을 잡아먹고 있었다.

대표적인 예시가 윕스(WIPS)다. 90년대부터 출원이 많아지면서 선행조사 업체가 슬슬 생기기 시작했다. 윕스는 2005년에 생겼다. 지금 내가 변리사 10년 차인데, 나는 선행조사를 하고 30만 원을 받는다. 그런데 윕스가 하면, 변리사가 아닌 대리나 신입사원이 하는데 60만 원을 받더라.

심지어 지금은 선행조사의 과반수를 윕스가 처리하고 있다. 그리고 특허성 판단과 같은 법률적인 판단까지 내리고 있다. 하지만 아무도 문제 삼지 않았다. 윕스가 특허청으로부터 특혜를 받은 거다. 변리사들이 너무 순진했다. 무자격자가 너무 큰 세력이 됐다.

그래서 회장이 되자마자 윕스를 문제 삼았다. 그러자 “20년간 아무 말도 안 하더니, 왜 이제 와서 무자격자라고 문제 삼느냐”라고 주장하더라. 적반하장이다. 작년 말에 윕스 경영진은 불구속기소, 실무 직원은 기소유예됐다.

앞으로 무자격자의 변리사업 침범이 사라질까요?
아니다. 윕스는 그저 예시 중 하나일 뿐이다. 그 외에도 많은 무자격자가 변리업을 침범하고 있다. 변리사 대우가 점점 좋아지기는커녕 나빠지고 있는데, 무자격자가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철저하게 무자격자가 우리 업을 침범하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아직 규정이 미비한 변리사법을 개정해 무자격자를 원천 차단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의 전문성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다.

회장으로 일하면서 아쉬웠던 점이 있나요?
침해소송 대리권, 무자격자와의 싸움에 앞서 여러 의견을 받는데, 일부 변리사가 반대 의견을 내더라. 무자격자도 잘 할 수 있다는 의견이었다. 누구인지 집어서 말하지는 않겠다. 그러지 마라. 우리는 IP에 대한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사람이다. 자격 없는 자가 IP를 다뤘을 때 문제가 생긴다는 건 우리가 제일 잘 알지 않나.

모 기자는 이런 말을 하더라. 점점 IP가 중요해지고 있고, 이에 따라 변리사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데 너무 불쌍하다고 한다. 변호사에 막혀, 무자격자에 막혀, 감정평가사에 막혀.  사면초가라고, 뭘 할 수 없는 상황처럼 보인다고 하더라. 우리는 적에게 둘러싸여 있는데도, 단합이 되지 않아 모래알 같은 상태다.

우리나라가 지금보다 더 강국이 되려면 IP가 뒷받침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변리사가 제 역할을 해야 한다. IP 정책과 제도에 대해 제대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은 우리밖에 없다. 함께 단합된 목소리를 내주셨으면 한다.

회장으로서 변리사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나요?
대한변리사회에서 무언가를 하려고 할 때 생각보다 변리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주지 않더라. 하지만 이해한다. 솔직히 나도 일할 때 대한변리사회가 보낸 메일이 오면, 스팸메일함으로 보내버렸다. 실무에 치여서 바빴기 때문이다. 대한변리사회 활동할 시간이 어디 있나. 그리고 변리사 대부분이 이공계 출신이어서 그런지 점잖게 행동하는 것 같다. 싸우는 것에 거부감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나는 투쟁 없이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나가서 싸워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와 자주 부딪히는 변호사협회는 주장에 논리가 없다. “변리사가 소송대리권을 가져야 하면, 의사도 의료소송에 대한 대리권을 가져야 하는 거 아니냐”는 식이다. 하지만 논리가 있다, 없다를 떠나서, 단합해서 아주 강한 목소리를 내더라. 본인들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아주 거칠게 싸운다.

우리도 우리의 권리를 지키려면 거칠게 싸워야 한다. 그러니 회에 꼭 가입해주시고, 1년에 하루만 시간을 내어주셨으면 좋겠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당연히 세금을 낸다. 미우나 싫으나 내지 않나. 마찬가지로 욕을 하든 칭찬을 하든, 회에 가입하고 활동했으면 한다.

최근 합격한 58기에게 조언해주실 수 있나요?
시대적 흐름이 변했다. 이제는 변리사가 다양한 루트로 진출한다. 특허사무소뿐만 아니라 새로운 진로를 찾아봤으면 좋겠다. 다만 새로운 진로를 찾기 전에, 변리사의 본업인 특허, 상표, 디자인 일을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니 최소한 1~2년은 특허사무소에서 변리업을 빡세게 익혀라. 그  다음에 새로운 길 찾으면 좋겠다.

고객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는 변리사가 되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순히 건을 잘 처리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고객의 상황과 업계의 상황, 특허 정책, 소송 전략 등 IP 시장 전체를 보는 넓은 시야를 가져야 한다.

그리고 기업에 가든, 공공기관에 가든, 명함에 변리사라는 말을 쓴다면, 변리사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말았으면 한다. 직역 이기주의나, 단체 이기주의를 말하는 게 아니다. IP 전문가인 변리사로서의 정체성, 그리고 전문성을 항상 유지하기를 바란다.

임기가 곧 끝나는데,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아쉽게도 회장이 된 이후 코로나 19가 터졌다. 대부분의 행사가 취소됐다. 국회가 자주 열리지 않아 변리사를 위한 목소리를 내기가 어려웠다. 변리사 업계에 더 많은 기여를 하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다.

변리사 업계가 힘든 상황에 있다는 점을 뼈저리게 알고 있다. 수가 문제, 명세사 문제, 변호사와의 소송대리권 문제, 무자격자 문제. 모두 공감한다. 하지만 우리가 한정된 인력으로 모든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는 없지 않나. 2020년에는 무자격자 문제가 가장 급한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부분에서는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앞으로 무자격자 문제뿐만 아니라, 변리사 업계에 쌓인 문제들이 모두 하나씩 해결되기를, 그래서 우리가 우리의 전문성에 걸맞은 대우를 받길 바란다. 부족한 회장이었지만 지금까지 믿고 지지해주셔서 감사했다.
54

댓글
글쓴이 , 2022년 1월 23일, 
7
이 인터뷰는 58기 웰컴키트에도 포함될 예정입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홍장원 변리사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에스파 , 2022년 1월 23일, 
7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Nithael , 2022년 1월 23일, 
17
재선에 성공해서 앞으로도 멋진 활약기대합니다.

부유한_출원인 , 2022년 1월 24일, 
5
@Nithael 비추는 노골적 옹호 때문인건지, 그 쪽 분들인건지... 그 쪽분들이라면 남는 파워를 변리사의 권익 향상을 위해 써 주세요 변리사들의 제 살깎아먹기식 다툼이 피곤합니다 이전 임원분들도 잘 하셨지만 현재는 잘 싸우는 임원진들이 필요하다고 보입니다

올해 선거에는 금품 공약 등의 이슈 없게 회비 절감, 보수 반납 이런 공약 없이 현실성 있는 권익 신장 공약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데이오프 , 2022년 1월 24일, 
2
좋은 글 감사합니다. 변리사들도 단합이 잘 되었으면 좋겠네요.

blackbook , 2022년 1월 24일, 
3
응원합니다. 변리사의 권익 증진에 목소리를 내주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새삼 깨닫고 있습니다.

Nithael , 2022년 1월 26일, 
1
재선을 확신합니다!

뎡이 , 2022년 1월 26일, 
1
좋은 글 감사합니다!!!

뒹굴뒹굴프로도 , 2022년 2월 16일, 
1
좋은 글 감사합니다 !! 답답했는데 조금 해소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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